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토고(Togo), 그리고 축구선수 아데바요르(Adebayor). 아마 2006년 독일 월드컵이 떠오르실 것입니다. 오늘은 제가 다녀 본 토고, 정확히는 토고의 수도인 로메(Lom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검색 창에 토고를 입력해 본 결과]
제일 먼저 보이는 화면은 국가 정보입니다. 토고는 대서양 연안에 자리 잡은, 나이지리아 근처에 있는 나라입니다. 프랑스어를 쓰는 나라이고, 인구는 900만 명 정도, 1인당 GDP는 900불 수준으로 세계 140위의 가난한 나라입니다.
국가 정보 다음으로 보이는 것은 영화 토고에 관한 것입니다. 토고라는 국가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나 보았더니, 주인공 개 이름이 토고입니다...
토고에 관한 여러 이미지를 보여주는 곳에서는 토고 국기, 영화 장면, 토고의 지리적 위치, 그리고 아데바요르 선수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음으로 토고에 관한 뉴스를 보여 주는 섹션(Section)에서는 토고 대통령과 선교에 관한 것이 거의 전부입니다. 이외 별다른 소식이 없습니다. 토고는 작은 농업국가이다 보니 이슈 거리도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전자전] 58년째 독재 중인 아버지와 아들
위 뉴스 중, 대통령 관련 뉴스를 좀 더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최근 토고 대통령 냐싱베의 장기집권 획책이 글로벌 뉴스거리가 되고 있는데요, 그의 본명은 "포르 에소짐나 냐싱베 에야데마"(Faure Essozimna Gnassingbé Eyadéma)입니다.
냐싱베는 긴 이름만큼이나 장기집권 중으로, 2005년 아버지의 권력을 세습하여 20년째 통치하고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더한 사람인데요, 무려 38년간이나 독재자로 군림하였으며, 당시 아프리카 최장기 독재자이었습니다.
냐싱베는 헌법을 고쳐 2033년까지 추가 집권을 획책하고 있으며, 야당 및 시민들의 반대에 직면할 경우, 과거처럼 무력탄압 및 살해 등으로 대응할 것 같습니다.
서아프리카 최고의 항공사를 보유한 로메
로메는 토고의 수도로 대서양 기니만에 접해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대개의 아프리카 도시들이 도로포장이 잘 안 되어 있고, 고층 빌딩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로메는 그중에서도 더 열악한 모습이었습니다. 구도심 여기저기에 흙도로가 존재하고, 변변한 건물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현재 도심이 확대 중이고, 계속 좋아지는 모습이라고는 합니다.
로메는 전반적으로 열악한 도시이지만, 로메에겐 서아프리카 최고의 항공사인 Asky가 있습니다! Asky는 로메에 본사를 두고 중서부 아프리카를 전담하는 Pan Africa 항공사입니다. 2010년 첫 운항을 시작하였으며, 현재는 26개국/28개 도시를 오가며 주당 평균 22,000명의 승객을 수송하고 있습니다.
Asky 외에도 세네갈 항공과 코트디부아르 항공이 다카르와 아비장을 허브 공항으로 하여 중서아프리카 각 국을 누비고 있습니다. 3개 항공을 모두 타 본 제 경험상, Asky 항공이 일정 준수 및 승무원의 서비스 품질 등 모든 면에서 가장 우수했습니다. 물론 동아프리카에 있는 거대 항공사인 에티오피아 항공에는 비할 바가 안됩니다만(Asky 지분의 40%를 에티오피아 항공이 보유하고 있음).
역비행과 면세점의 로메 공항
역비행에 관한 내용은 예전에 쓴 글을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국가 중에는 항공사가 없는 나라도 있습니다. 라이베리아(Liberia)와 기니 비사우(Guinea-Bissau)가 그렇습니다. 두 나라 모두 국영 항공사가 있었으나, 영세함과 미흡한 운영역량으로 인해 항공사 운영을 중단하였습니다.
아프리카 최대의 경제대국이라 할 수 있는 나이지리아는 국제선 운영이 유명무실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바로 오른쪽에 있는 카메룬을 바로 가지 못하고 Asky를 타고 왼쪽에 있는 토고로 역비행한 후, 토고에서 환승하여 카메룬에 가는 게 일반적입니다.
로메 공항의 이름은 Lomé–Tokoin Airport 또는 Gnassingbé Eyadéma International Airport입니다. 후자는 냐싱베 대통령의 이름을 딴 이름입니다. 공항 자체는 작지만, 중서부 아프리카의 허브 공항으로서 내실 있는 공항입니다.
이곳의 비즈니스 라운지는 밝고 깨끗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비즈니스 라운지가 아닙니다. 이것저것 마음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도시락을 배급받아야 합니다^^. 아프리카의 어떤 비즈니스 라운지는 음료수를 1인당 2개나 3개로 제한하기도 합니다....
로메 공항에서 가장 북적이는 곳이 면세점입니다. 제가 다녀 본 아프리카 공항의 면세점 중 가장 손님이 많고, 장사가 잘 되는 곳이 이곳입니다. 이곳의 사장이 제 친구인데, 인도인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면세점의 진짜 사장은 이 친구의 부인입니다. 그녀가 부친으로부터 이 면세점과 가전제품 유통 등의 비즈니스를 물려받았습니다. 제 인도 친구는 프랑스에서 인도 식당 10여 개를 운영하던 식당 비즈니스 전문가였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이곳 토고에 왔고, 가전유통 및 슈퍼마켓 등의 다양한 유통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토고에 어울리지 않는 크고 화려한 3층짜리 인도식당을 열었는데, 식당 겸 주요 행사를 진행하는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라 합니다. 주요 손님들이 왔을 때 이곳으로 초대하여 식비도 줄이면서 식당 매출도 올리고, 정부 행사 등 주요 행사도 유치할 계획이라 합니다. 번듯한 건물이 없는 로메에서 충분히 통할 것 같은 전략입니다.
이상 로메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나니, 더 별다른 이야깃거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작년이 우리와 토고가 수교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였다는 점, 우리 가발공장이 이곳에 진출해 있다는 점, 다른 나라에 비해 통관절차가 까다롭고 엄격하여 밀수품이 별로 없다는 점, 중국산 저가 가전제품에 대한 인식이 매우 안 좋다는 점 등이 추가로 떠오릅니다. 이외 이야기는 아래 사진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로메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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