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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우리의 아프리카 최대 수출 대상국이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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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는 바로 옆 나라인 시에라리온과 함께 해방된 흑인 노예들이 역이주하여 세운 나라입니다. 시에라리온은 영국의 노예제 폐지주의자(Abolitionist)들에 의해, 라이베리아는 미국 식민협회(American Colonization Society)에 의해 역이주가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소수의 인원이 역이주하였기 때문에 현재 각 국가의 다수 종족은 기존 원주민들입니다. 

서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의 라이베리아, 미국 성조기를 닮은 국기, 자유를 찾아 배를 타고 역이주해 온 모습이 닮긴 국장(National Emblem)


시에라리온 방문기는 지난 글을 참조하시기 바라며, 이번 글에서는 라이베리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자유를 찾아 역이주한 흑인 노예들, 시에라리온에서 이날치 밴드를 만나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전자는 미국의 독립운동가였던 패트릭 헨리(Patrick Henry)가 영국의 식민지배를 거부하며 외쳤던 말입니다. 1776년, 미국은 영국과의 독립

horizon-of-thinking.tistory.com

 

미지의 라이베리아, 그나마 알려진 것들은 부정적인 것들....

우리에게 라이베리아는 얼마나 알려져 있는지, 어떤 내용이 알려져 있는지 뉴스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별로 알려져 있는 게 없습니다. 알려진 것들도 좋지 않은 내용들 위주입니다.
 
[성폭행] 최근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사건은 "부산 여중생 성폭행" 사건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출장 온 라이베리아 공무원 2명이 우리 여중생들을 유인하여 성폭행한 사건입니다. 이들은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 받았으나, 2심에서 5년으로 감형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입니다.

 
[불법체류] 두 번째 눈길을 끈 기사는 불심검문에 걸리자 도주하다 붙잡힌 라이베리아 사람 이야기입니다. 난민 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되어 불법체류자가 되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무면허 운전 등 사고까지 저질렀습니다.    

 
[아버지 찾아서] 다음은 한국인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온 라이베리아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1980년대 라이베리아 건설 붐 당시 현지에 파견되었던 한국인 근로자 중 일부가 자식을 낳은 후 현지에 그대로 두고 귀국하였다 합니다.    

 
[내전과 쿠데타] 라이베리아는 대개의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내전과 쿠데타에 시달린 나라입니다. 1989~2003년까지 두 차례의 내전 기간 동안 25만 명이 사망하였고, 소년병 징집 및 강간 등 잔혹한 반인류 범죄가 자행되었습니다.

이에 2009년 라이베리아 진실화해 위원회(TRC)는 전범재판소 설립과 전쟁 피의자들을 단죄하도록 권고하였으나, 이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올해 5월에서야 조지프 보아카이 대통령이 재판소 설립에 서명했습니다. 우리나라나 라이베리아나 역사의 죄인들을 단죄하지 못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난] 아래는 IMF가 발표한 2024년 국가별 1인당 명목 GDP 순위에서, 라이베리아가 최빈국 중 하나로 분류되었다는 기사입니다. 라이베리아의 인구는 550만 명 정도이며, 인당 GDP는 850 달러 수준입니다.  

 
오늘은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라이베리아에 관해 글을 씁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 중, 우리의 최대 수출 대상 국이 라이베리아?!

라이베리아의 주요 수출품은 철광석/다이아몬드/천연고무/커피/코코아 등이며, 이중 철광석과 다이아몬드의 수출비중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천연광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내수시장은 소국에, 최빈국 중 하나이다 보니 보잘것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 나라에 수출할 게 별로 없어 보이는데요, 아프리카 국가 중 우리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 바로 라이베리아입니다!

아프리카 국가별 우리의 수출액 규모
아프리카 국가별 우리의 수출액 규모

 
대체 무얼 팔길래 라이베리아가 압도적 1위일까요? 선박 편의치적(便宜置積, Flag Of Convenience)이란 말을 들어 보셨는지요? 모든 선박은 국적이 있고, 이 국적에 따라 해당 국가의 규제를 받고 세금 등을 납부합니다. 그런데 선박의 국적이 선주의 국적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아도 됩니다. 편의에 따라, 원하는 국가에 선박을 등록시킬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편의치적입니다.
 
주로 세금을 절약하거나 까다로운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해 이렇게 하는데요, 글로벌 해상운송 업체 대부분이 편의치적제도를 이용 중이며, 이들이 선호하는 국가 중 하나가 바로 라이베리아입니다.

라이베리아는 파나마와 함께 1,2위를 다투는 나라입니다. 결국 우리가 라이베리아에 수출하는 것은 선박인데, 이것은 라이베리아 소유가 아닌 다른 국가 소유의 선박인 것입니다. 

전세계 선박 적재량의 74%를 편의치적 선박이 차지하고 있으며, '22년 기준 라이베리아가 2위입니다.

 

라이베리아의 수도, 먼로비아(Monrovia)

제가 방문했던 곳은 라이베리아의 수도인 먼로비아(Monrovia)입니다. 국가는 미국에 의해 만들어졌고, 수도 이름은 먼로 선언으로 유명한 미국 제 5대 대통령 먼로(James Monroe)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습니다.

미국 외 도시 중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간 도시는 먼로비아가 유일하다 합니다. 그만큼 라이베리아는 미국 깊은 관계가 있는 나라입니다.라이베리아 국기도 미국 성조기를 본떠 만들어졌습니다.
 
먼로비아를 방문하기 전에는 상당히 가난하고 낙후된 도시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만, 막상 방문해 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다닌 시내 모습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Roberts International Airport, 국제공항이지만 일일 운항편수는 몇 대 되지 않습니다. 활주로에서 내리고 타는 게 일반적입니다.
공항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풍경. 입국장이 실내에 있지 않습니다. 휑한 풍경에 꽤 당황했었습니다.
길 거리 풍경
고장 났지만, 그래도 신호등이 보입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신호등도 귀합니다.
꽤 좋은 거리
노점상
오토바이가 꽤 많습니다.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
갈 길을 재촉하는 여인들
여기도 오토바이가 많네요
아프리카의 흔한 광고판. 여전히 아날로그식입니다.
귀여운 노랑 삼륜 택시
호텔 창문에서 바라 본 풍경. 제가 보았던 호텔 밖 풍경 중 최악이었습니다^^
부자들이 가는 Bar
부자들이 사는 곳
좋은 식당과 라이베리아 맥주, Club
나무로 만든 배를 타고 있는 모습은 꽤 괜찮은데, 주변에 쓰레기가 너무 많습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제 파트너가 잡은 고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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