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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아프리카에서 만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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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프리카에서 만난 북한의 모습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남북한의 전세계 수교현황


전세계 UN 회원국 수는 193개이며, 바티칸 시티와 팔레스타인이 옵서버(Observer)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3개 UN 회원국 중, 시리아와 북한을 제외한 190개 국가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으며, 여기에 UN 비회원국인 3개 국가(교황청/니우에/쿡제도)를 더해 총 193개 국가와 수교한 상황입니다. 북한의 수교국은 159개입니다.

우리와 수교하지 않은 시리아는 북한과는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데, 양국은 여러 면에서 비슷하여 그야말로 유유상종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리아의 알 아사드 대통령은 2000년 아버지의 권력을 세습 받아 독재를 자행 중이며, 시리아 내전 당시 화학무기를 사용하여 자국민을 살해한, '시리아의 도살자'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시리아와 북한과의 긴밀한 관계는 알 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하페즈)와 김일성간의 교류로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수교 현황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와 수교한 아프리카 국가 수는 48개 국이며, 북한과 수교한 국가는 46개입니다. 남북과 동시에 수교한 국가는 46개 국가로, 2개 국가가 북한과 미수교 상태입니다. 그 2개 국가는 보츠와나와 에스와티니입니다.

구분 2023년 2024년
한국 북한 동시 수교 한국 북한 동시 수교
Total 192 159 156 193 159 157
아메리카 34 24 23 35 24 24
아시아 38 25 25 38 25 25
유럽 54 48 48 54 48 48
아프리카 48 46 46 48 46 46
중동 18 16 14 18 16 14

출처 : 외교부, 북아프리카 6개국(모로코/알제리/리비아/튀니지/모리타니아/이집트)은 중동으로 분류함 

 
보츠와나(Republic of Bostwana)는 남아공 바로 위에 존재하는 국가로, 200만 명 정도의 인구를 가진 나라이며, 인구의 80%가 기독교를 믿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나라이나, 국민의 36% 가량이 에이즈에 감염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1968년 수교하였으며, 북한과는 1974년 수교 후 2014년 북한의 인권문제를 이유로 단교하였습니다. 우리는 보츠와나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며, 보츠와나 국민들도 무비자로 우리나라 입국이 가능합니다.
 
에스와티니(Kingdom of Eswatini)는 과거 스와질랜드(Kingdom of Swaziland)로 불리웠던 나라로, 2018년 국호를 에스와티니로 개명하였습니다. 인구 수 110만 명 정도의 소왕국으로, 인구의 90%가 기독교를 신봉하는 나라입니다.

보츠와나와 마찬가지로 1968년 우리와 수교하였으며, 양국민들은 무비자로 상호방문이 가능합니다. 에스와티니는 북한 외에 중국과도 미수교 상태이며, 아프리카 국가 중에는 유일하게 대만과 수교한 나라입니다.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위치, 구글 지도

아프리카에서 만난 북한

아프리카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이 "시누아"(Chinois)와 "North or South"입니다. 시누아는 중국인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인데, 모로코 등 주로 북아프리카에서 자주 들었던 말입니다. 특히, 아랍계 아이들이 동양인만 보면, "시누아, 시누아" 하면서 입버릇처럼 내뱉었는데, 꽤 스트레스를 주던 말이었습니다. 
 
북아프리카와 달리 사하라 사막 이남의 블랙 아프리카는 흑인들이 주류입니다. 이곳에서는 동양인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보이거나, "시누아" 등과 같은 호칭을 부르는 경우가 훨씬 덜하였습니다.

대신 그들은 한국에서 왔다 하면, 으레 "북한, 남한?" 이냐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이곳에 북한 식당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북한 사람들이 많은 것도 아닐텐데, 다들 한반도 이슈를 잘 아는 모습이었습니다.
 
"북한에서 왔냐, 남한에서 왔냐?"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북한 사람들은 여행의 자유가 없어서 여기에 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라는 대답을 했었는데요, 알고 보니 아프리카에도 북한의 흔적이 꽤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북한이 제작한 아프리카 최대의 동상, "아프리카 르네상스"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Dakar)에서 차를 타고 가는데, 아프리카와는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동상이 있어 물어 보니, "아프리카 르네상스"라는 동상이라 합니다. 세네갈 독립 5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한 것으로 높이가 49m나 됩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동상이라 하는데, 디자인은 세네갈 사람이 했으나, 제작은 북한이 했다 합니다. 
 
그런데 2010년 개막 당시, 과도한 노출과 예산낭비가 문제가 되어 대통령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벌어졌다 합니다. 세네갈은 무슬림 국가로 여성의 신체 노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이 동상은 파격적인 모습을 하고 있으며, 제작비가 무려 2천만 달러나 소요 되었다 합니다. 세네갈이 무슬림 국가이고 가난한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동상은 부적절해 보이는데요, 아직까지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아프리카 르네상스" 왼쪽 사진의 출처는 한겨레 신문, 오른쪽 사진은 동상의 뒷면으로 멀리서도 가깝게 보입니다.


북한 사람이 운영하는 듯한 Medical Clinic

나이지리아 현지인들과 이야기하던 중, 라고스(Lagos)에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방 Clinic이 있다 하여, 방문해 보았습니다. 목과 어깨에 상당한 통증이 있었는데, 현지 의사들은 그저 알약만을 주는 수준이어서 방문해 보았습니다.

이 병원이 위치해 있는 곳은 시내에 있는 주택가였습니다. 그곳은 한적하고 넓고 깨끗한 도로가 존재하는 주택가였으며, 병원은 부자들이 살 법한 단독주택을 임차하여 운영 중이었습니다. 
 
까만색의 철제 대문을 두드리니, 현지 보안이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1층에는 안내 데스크와 2개의 개인 치료실, 화장실이 있었으며, 2층에도 비슷한 시설이 있는 듯 했습니다. 현지인을 통해 접수를 하고, 잠시 대기하니 남자 의사가 나오는데, 한국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조선족 말투같기도 하고, 북한 말투 같기도 하고. 그래서 물어보니 조선족 동포라 합니다.

한방 Clinic(까만색 대문이 있는 건물)
한방 Clinic 주변 도로

 

북한 해외 건설사업, 만수대 개발회사


북한이 아프리카 등 분쟁 지역에 무기를 수출하고, 군사훈련을 지원하는 등 이런저런 사업을 벌인다는 이야기는 언론을 통해 자주 들었습니다만, 북한이 만든 동상 등을 보니 호기심이 생겨 북한 관련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 보았습니다.

북한이 제작한 동상은 세네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베넹(Benin) 등에도 존재하며, 북한은 동상 외에도 기념비 및 체육관 등의 건립 사업도 함께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을 책임지는 부서가 만수대 개발회사인데, UN에 따르면 만수대 개발회사는 아프리카 13개 국가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상황입니다.

출처 : UN 북한 관련 전문가 패널

 
북한은 건설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자국 노동자들을 아프리카에 파견하거나, 중국 업체에 위장취업 시키는 상황이라 합니다. 건설 노동자뿐만 아니라 의료인들도 아프리카에 파견하여 외화벌이를 시키고 있는데, 과거 언론보도를 보니, 2015년 나이지리아에서 북한 의료인 3명이 현지인들에게 살해된 사실도 있습니다. 여하튼 현재에도 아프리카 어딘가에는 북한 노동자와 의사 등이 존재하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는 2017년 의결된 UN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 2397호를 위반하는 것으로, 본 결의에 따르면 아프리카 각 국은 2019년 말까지 북한 노동자들을 모두 송환조치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슈, 대북 제재결의에 대한 각 국의 이해관계로 인해 제대로 시행이 안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역만리 아프리카에서조차 남북이 대립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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