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아프리카간의 무역규모

2030 세계박람회 유치는 예상과 달리 참패로 끝이 났습니다. 사실 참패가 예견된 상황이었으나,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였고, 이에 따라 제대로 대응을 못한 것 같습니다.
 
국제박람회 기구(BIE) 회원국은 182개 국가이며, 이들은 공평하게 각자 한 표의 의결권을 행사합니다. 그런데 가장 많은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가 바로 아프리카입니다.

아프리카는 49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유럽과 같은 숫자이며, 이 두 지역의 회원 수를 합하면 전체 회원국 수의 50% 이상이 됩니다. 따라서 아프리카와 유럽, 특히 그간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한 아프리카에 대한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출처 : 국제신문

 
더욱이, 사우디가 오일 머니를 활용하여 가난한 아프리카를 유인할 것이 명약관화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대응을 철저히 했어야 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구체적인 대응전략 없이 만남 자체에만 신경을 썼고, 그러다 보니 막상 만나서는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다양한 형태로 아프리카를 지원해 왔던 우리로서는 이번 실패로 섭섭한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익이 최우선시되는 냉혹한 국제정치 환경하에서 우리의 아프리카 정책은 중장기적인 목표와 전략을 갖고 진행되지 못하였던 것 같고, 기본적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부족했습니다.
 
이에 반해 강대국들, 특히 중국은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FOCAC)과 같은 정상회의 및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왔고, 지금은 아프리카 최대의 무역 파트너로서 양자 간의 무역액이 3,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최근 아프리카 내 반중정서가 고조되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아프리카간의 무역규모는 얼마나 될까요?

우선,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규모를 살펴보면, '23년 총수출액은 6,327억 달러이며, 수입액은 6,427억 달러입니다. 이는 전년대비 수출과 수입이 각각 7.4%, 12% 감소한 숫자이며, 무역수지는 100억 달러 가량 적자를 보았습니다('22년에 이어 연속적자). 
 
그럼,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간의 무역규모는 얼마나 될까요? '23년 기준, 수출액과 수입액이 각각 9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합니다. 수출액의 경우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중,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5% 수준입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후진국이기 때문에 무역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등 확대 가능성이 있는 산업분야는 좀 더 적극적으로 시장확대를 해야 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수출 현황]
'23년 기준, 우리가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는 라이베리아(Liberia)입니다. 2위는 토고(Togo), 3위는 남아공입니다. 서아프리카 최대 경제 대국인 나이지리아에 대한 수출액은 6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들 국가에 대한 주요 수출품은 선박(화물선), 합성수지 및 기타 석유화학 제품 등입니다.

억 달러	2021	2022	2023
라이베리아	19.9	41.8	40.3
토고	4.7	23.5	10.3
남아프리카 공화국	9.9	11.4	8.8
나이지리아	9.6	8.9	6.0
앙골라	1.0	1.2	4.7
모로코	3.1	3.6	3.9
탄자니아	2.0	3.2	3.1
알제리	2.0	2.3	2.8
케냐	2.6	4.6	2.7
코트디부아르	1.8	1.7	2.2
콩고 민주공화국	0.7	1.0	1.8
가나	3.0	2.1	1.8
세네갈	1.0	0.9	1.1

 
라이베리아가 우리나라 최대 수출 대상국인 게 의외일 것입니다. 라이베리아는 '23년 기준, 인구 5백만 명/인당 GDP 800 달러 수준으로 가난하고 작은 나라입니다. 우리나라 대사관도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라이베리아에 우리가 수출하는 품목의 대부분은 외국회사 소유의 선박입니다.
 

[역이주 노예들의 나라, 라이베리아]
아래 라이베리아 국기가 미국 성조기와 유사한 것 같지 않습니까? 라이베리아는 미국으로 끌려갔던 흑인들이 미국에 의해 다시 역이주되어 세운 나라입니다. 1847년 이들은 아프리카 최초의 공화국인 라이베리아 공화국을 수립하였습니다.   

라이베리아 국기 및 위치

 
[아프리카로부터의 수입현황]
수입에 있어, 우리의 최대 교역국은 남아공입니다. '23년 기준, 약 35억 달러를 남아공으로부터 수입했는데, 대부분이 유연탄, 철광, 백금 등의 광물자원입니다. 이중 유연탄이 10억 달러 이상으로 전체 수입량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위는 알제리, 3위는 나이지리아로 수입품목은 나프타, 원유, 천연가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억 달러	2021	2022	2023
남아프리카 공화국	26.2	37.7	34.9
알제리	19.0	33.7	31.5
나이지리아	9.7	17.9	10.3
콩고 민주공화국	8.5	9.4	7.2
모로코	2.2	2.6	1.8
에티오피아	0.8	1.3	1.2
차드	0.0	0.0	0.9
가봉	6.0	7.2	0.9
니제르	0.5	0.1	0.8
탄자니아	0.3	0.8	0.7
토고	0.4	0.6	0.6
케냐	0.5	0.8	0.5
기니	0.6	0.5	0.5
세네갈	0.5	0.5	0.4
가나	0.4	0.4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