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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배에서 전기를 만들어 쓰는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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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정전, 아프리카에서 살기 힘든 이유 중 하나입니다. 외국인들이 주로 사는 지역의 전력 사정은 그나마 낫긴 합니다만, 그래도 수시로 전기가 나갑니다. 저의 주무대였던 나이지리아의 경우, 하루에도 몇 번씩 전기가 나갔다 들어왔다 했습니다. 낙후된 지역은 물론 사무실이 모여 있는 도심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국적으로 정전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살기 위해 발전기(Generator)를 돌리지만, 발전기로 인해 죽기도 하는 아프리카의 현실

문제는 얼마나 빨리 다시 들어오느냐인데요, 이건 발전기에 달렸습니다. 정전이 잦다 보니, 웬만한 가정이나 건물은 자가 발전기를 돌립니다. 연료로 디젤유 등을 사용하는데, 매연과 소음 때문에 창문을 열어 놓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근무했던 건물은 대형 발전기를 돌렸는데, 소음이 하도 커서 늘 웅웅 하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그래도 발전기를 돌릴 수 있다면 행복한 경우입니다. 발전기 돌리는 비용이 크다 보니, 하루 종일 돌리지 못하거나 돈 없는 사람은 발전기도 못 돌립니다. 한 푼 한 푼 아껴 가며, 비싼 냉동고를 사더라도 몇 시간씩 정전이 되면 음식물을 버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제 후배 중 한 명이 코트디부아르에 갓 도착해서 정전을 겪었는데, 무려 8시간이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합니다. 처음 겪는 거라 미리 준비하지 못하였고, 결국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모두 폐기처분했습니다.

그런데 발전기 때문에 죽는 사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발전기가 돌아가면서 일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밀폐된 공간에서 켜 놓고 자다가 죽는 겁니다. 보일러 연탄가스 마시고 죽는 것과 같습니다.

매장에 진열된 발전기

전기절약을 위해 강제로 퇴근 시키는 아프리카의 현실

제 사무실의 경우, 6시가 되면 전기공급을 끊었습니다. 강제퇴근해야 합니다.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 배터리가 내장된 탁상용 램프를 켜거나, 어두컴컴한 곳에서 그냥 작업해야 했습니다. 주말에는 하루 종일 전기공급이 안됩니다. 사전 신청해야 하는데, 하루 비용이 천 달러나 됩니다. 그래서 전기 없이 근무했습니다. 더운 나라에서 에어컨도 켜지 못하고 일을 해야 했는데 금방 지칩니다.
 
전기 차단은 제 사무실뿐만 아니라 빌딩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조명등은 물론 냉장고 등등 모든 기기의 전기가 나갑니다. 한 번은 출장자가 가져온 한국 식료품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깜빡한 적이 있었는데, 며칠간 정전이 반복되면서 결국 상하고 말았습니다. 

도심의 사무 빌딩


치솟는 물가, 전기료 인상으로 죽을 지경인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의 전력 상황이 엉망인데, 요금은 비쌉니다. 가정용 전기의 경우, OECD 국가의 kWh당 평균요금은 0.17$이며, 우리나라는 0.10$입니다. 가난한 나이지리아는 0.15$~0.17$입니다.  정부 보조금이 들어간 가격인데도 비쌉니다. 저도 전기요금 무서워 에어컨을 마음대로 켜지 못했습니다. 좀 여유 있게 전기를 쓸 경우, 월 전기요금이 대략 50만 원 정도 나옵니다(부자 동네라 단위당 전기요금이 더 비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곧 보조금을 없앨 것이라 합니다. 전력 공급업체에 대한 부채가 무려 8.7억 달러나 된다네요. 치솟는 물가에, 기름값 보조금 철폐에, 전기요금 보조금 철폐까지 서민들은 정말 죽을 지경입니다.
 
소비자 물가는 매년 30% 가량 상승하였고, 최근 3개월 동안은 환율 폭등과 함께 300%나 급상승하였습니다. 반면, 최저임금은 `19년부터 5년간 오르지 않았습니다. 작년 9월에서야 기존 월 3만 나이라(19달러)에서 6.5만 나이라로 조정했는데, 국민들은 현재 상황에서는 50만 나이라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전국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작년 5월, 티누부(Tinubu) 대통령이 취임한 후 아프리카의 강국 나이지리아의 경제가 갈수록 망가지고 있습니다.제대로 된 정치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데, 제대로 된 지도자도 없어 보이고, 제대로 된 지도자를 뽑기에는 국민 수준도 낮아 보이고.... 우리 상황을 보니, 남 걱정할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의 전기 보급률 50%

World Bank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전기보급률은 50% 수준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을 갖고 있다는 세이셀이나 모리셔스 같은 휴양 국가들은 보급률이 100%인 반면, 故 이태석 신부님이 봉사했던 남수단은 8%로 48개 국가 중 최하위입니다. 전기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나무와 석탄을 때면서 살고 있는 상황입니다.

No. 국가명 보급률 No. 국가명 보급률
1 Seychelles 100% 25 Congo, Rep. 50%
2 Mauritius 100% 26 Somalia 49%
3 Cabo Verde 96% 27 Zimbabwe 49%
4 Gabon 92% 28 Rwanda 49%
5 South Africa 89% 29 Angola 48%
6 Comoros 88% 30 Mauritania 48%
7 Ghana 86% 31 Guinea 47%
8 Eswatini 83% 32 Zambia 47%
9 Sao Tome and Principe 79% 33 Uganda 45%
10 Kenya 77% 34 Tanzania 43%
11 Botswana 74% 35 Benin 42%
12 Cote d'Ivoire 71% 36 Guinea-Bissau 36%
13 Senegal 68% 37 Madagascar 35%
14 Equatorial Guinea 67% 38 Mozambique 32%
15 Cameroon 65% 39 Liberia 30%
16 Gambia, The 64% 40 Sierra Leone 28%
17 Sudan 62% 41 Congo, Dem. Rep. 21%
18 Nigeria 60% 42 Burkina Faso 19%
19 Togo 56% 43 Niger 19%
20 Namibia 55% 44 Central African Republic 16%
21 Ethiopia 54% 45 Malawi 14%
22 Mali 53% 46 Chad 11%
23 Eritrea 53% 47 Burundi 10%
24 Lesotho 50% 48 South Sudan 8%

 

배에서 전기를 만드는 아프리카, 발전선(Power Ship)

아프리카를 다니다 보면 눈에 띄는 이색적인 풍경 중 하나가 바다에 있는 전력 발전선입니다. Karpowership이라는 터키업체가 운영하는 발전선인데요, 7개 국가의 바다에서 열심히 전력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발전소가 없거나 노후화되어 있는 아프리카에서 전력선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기니 비사우(Guinea-Bissau)에서는 필수인데요, 전력의 100%를 발전선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나라들이 제때 요금을 납부하지 못하여 Karpowership이 전력공급을 중단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시에라리온 앞 바다에 있는 전력 발전선
출처 : www.semaf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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