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꺾마" 완성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개최국 코트디부아르의 우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대단합니다. 탈락할 듯 탈락할 듯하더니 결승에 올랐고, 결승전에서는 아프리카의 맹주 나이지리아를 꺾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코트디부아르와 나이지리아를 모두 좋아하기 때문에 누가 이겨도 괜찮았습니다만, "중꺾마" 정신을 제대로 보여 준 코트디부아르를 더 높이 평가해 봅니다.
우리 대표팀도 중꺾마 완성할 수 있었는데, 재택 클린스만 선생 때문에... ^^
그런데 냉정하게 평가해 보면, 코트디부아르는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기에 불안했던 우승 과정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주전 선수 대부분이 유럽 등에서 뛰는 해외파로 구성되어 있었기에, 코트디부아르는 디펜딩 챔피언 세네갈, 카타르 월드컵 4강의 모로코 다음으로 우승 가능성이 높았던 팀이었는데, 큰 일 날 뻔했으니까요.
알라산 와타라 축구 경기장에서의 승리와 축제
코트디부아르의 우승이 더 감격적이었던 것은 이번 경기의 개최국이 코트디부아르였으며, 결승전이 알라산 와타라 경기장에서 열렸기 때문입니다. 즉, 홈에서 우승한 것이죠.
알라산 와타라(Alassane Ouattara) 경기장은 현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경기장으로 6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현대식 경기장입니다(2020년 개장).
현지에 사는 친구와 연락하여 현지 분위기를 들어보니 축제 열기가 뜨겁다 합니다. 우선 오늘 2.12일을 임시 휴일로 지정했다 합니다. 우승 당시의 경기장 동영상 감상해 보시죠.
드록바의 나라, 코트디부아르
코트디부아르 축구팀의 별명은 코끼리(Elephant)입니다. 나라의 이름이 "상아의 해안"이란 뜻이니, 축구 대표팀을 코끼리 팀이라 부르는 게 잘 어울립니다.
위 휴일 지정 문구에도 코끼리 팀의 승리라 쓰여 있습니다.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유명한 축구선수들이 꽤 많습니다. 코트디부아르는 몰라도 드록바(Didier Drogba)를 아시는 분들은 많을 겁니다.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했던 야야 투레(Yaya Touré), 손흥민 선수와 함께 뛰었던 세르주 오리에(Serge Aurier)도 코트디부아르 출신입니다.
드록바는 첼시 역사상 최고의 영입이자 최고의 가치를 지닌 선수로 평가받았으며(by 무리뉴 감독), 아프리카인 최초로 EPL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입니다. 아시아인으로서 EPL 최초의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드록바는 축구뿐만 아니라 자국의 내전종식을 호소한 일화로도 유명한 인물입니다. 2005년에 벌어진 2006년 독일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전 당시, 드록바는 인터뷰 도중 선수들과 함께 무릎을 꿇으며 내전중단을 호소했었습니다.
정치가 국민을 힘들게 하는 건 그때의 코트디부아르나 지금의 우리나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드록바가 본인의 Facebook에 코트디부아르의 우승을 축하하는 글을 남겼네요.
Félicitations à la Côte d’Ivo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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