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필(Kaphil), 너 술도 파냐?"
"응, 뭐든 다 팔아."
"이건 무슨 술이야?"
"나의 조국, 인도 위스키!"
"인도가 위스키도 만들어?"
아프리카에서 인도 위스키를 다 만나게 되네요. 인도가 위스키를 만들다니...생각 밖이었습니다. 그 인도 위스키를 아프리카에서 보다니...더 생각 밖이었습니다. 세상은 넓고 넓은데, 저의 식견은 여전히 좁고 좁습니다.
인도 위스키가 궁금하여 위스키에 관해 공부해 보았습니다.
위스키의 시작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지역의 켈트족이 마시던 술이라 합니다. 원조에 대해 서로 싸우고 있는데, 지금은 위스키 하면 스카치 위스키가 먼저 떠오르는 걸로 봐서 스코틀랜드가 마케팅을 더 잘한 것 같습니다(지겹다 원조 싸움^^).
이후 영국을 거쳐 전 세계로 전파되었는데, 주요 제조국가는 영국/캐나다/미국입니다. 여기에 일본/인도 등이 가세하는데, 생산량만 놓고 보면 인도가 세계 1위라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위스키로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보리 등의 곡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사탕수수 럼(Rum, 당밀)을 써서 만드는 게 많기 때문이라 합니다.
위스키 제조과정
술을 만드는 기본원리는 당분을 발효시켜 알코올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후 막걸리처럼 그대로 마시거나, 중국 빼갈처럼 증류시켜 마시거나 하는 것이죠. 그런데 위스키는 당분의 원료로 보리 등의 곡물을 사용하고, 참나무(Oak) 통에서 숙성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몰팅(Malting) → 당화(Mashing) → 발효(Fermenting) → 증류(Distilling) → 숙성(Aging) → 병입(Bottling)
- 몰팅(Malting) 맥아(麥芽)를 만드는 과정으로 물을 주어 싹을 틔운 후, 건조시킴으로써 추가적인 발아를 멈추게 함. 식혜 등의 원료인 엿기름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 당화(Mashing) 맥아 전분을 당분으로 전환시키는 과정. 맥아에 63~68도의 뜨거운 물을 붓고 저어 주어 맥아즙 형성
- 발효(Fermenting) 맥아즙에 효모를 넣어 발효시킴. 이때 이산화탄소와 함께 알코올이 만들어짐
- 증류(Distilling) 열을 가해 증류시키는 과정. 증류를 거듭할수록 알코올 도수가 올라 감
- 숙성(Aging) 위스키란 이름을 얻기 위해서는 오크 통에서 최소 3년간 숙성시켜야 함. 숙성 과정에서 공기 중으로, 또는 참나무 통 속으로 알코올이 사라지는데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것을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라 하고, 참나무 통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악마의 몫(Devil's Cut)이라 함
- 병입(Bottling) 물과 혼합하여 병입. 이때 알코올 도수가 40도 이하가 되어서는 안 됨.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위스키의 원조라 하는 스카치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생산된 위스키입니다. 이는 사용된 곡물의 종류에 따라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Grain) 위스키로 나누어집니다.
몰트 위스키는 보리만을 사용하여 만든 것이며, 그레인 위스키는 호밀/옥수수 등의 곡물을 사용하여 만든 것입니다. 몰트 위스키에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 만드는 것도 있는데, 이는 블렌디드(Blended) 위스키라 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밸런타인, 시바스리갈 등이 블렌디드 위스키입니다.
그럼 싱글 몰트에서 싱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건 하나의 증류소에서 만들어 그대로 상품화시켰다는 의미입니다. 즉, 다른 증류소의 것과 섞지 않은 몰트 위스키라는 뜻입니다.
인도 위스키, 세계 진출 가속화.
정통 위스키를 만드는 인도 회사들이 약진하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인도 위스키들이 많이 소개되는 것 같습니다. 매년 전 세계 유명 바(Bar) 100개를 대상으로 술 판매 동향을 조사/공개하는 Drinks International 잡지를 보니, 스카치위스키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는 죠니워커입니다. 2위는 몽키 쇼울더군요.
그런데 스카치와 미국 위스키를 제외한 브랜드를 놓고 보면, 인도 위스키인 암룻(Amrut)이 10위에 있습니다. 조사대상인 100개의 Bar들이 유럽과 미국에 치중되어 있는 걸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순위인 것 같습니다.
청춘을 부르키나파소에 바친다.
카필 덕분에 인도 위스키가 부르키나파소에까지 와 있습니다. 카필은 아내, 딸아이와 함께 부르키나파소에 와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곳에서 계속 살 작정이라 합니다.
잘 생기고 유능한 친구인데, 이 좁은 오지에 갇혀 있는 게 안타깝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서의 생활에 만족해하고 있으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멋진 친구입니다!
아래는 카필이 파는 품목들입니다. 생필품, 식음료 등 안 파는 게 없습니다. 아래 품목을 포함해 300여 가지를 수입하여 부르키나파소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가전제품 등도 수입판매하고 있습니다. 부르키나파소에서 큰 손입니다.
카필이 준 인도 위스키를 마셔 봐야겠습니다. 카필, 부자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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