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살면서 여러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가 불라니(Mr. Bulani)입니다. 인도 출신으로, 10대의 어린 나이에 서아프리카로 건너와 온갖 고생을 하며 꿋꿋이 자기 사업을 일구었고, 50대 중반이 된 지금,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는 말리를 중심으로 주변국인 부르키나파소(Burkinafaso), 니제르(Niger)에 집중하여 가전제품/중고차/자전거/식료품 등 다양한 유통사업을 하고 있고, 앞으로는 가전제품 생산까지 도전할 계획이라 합니다. 또한 기니(Guinea)라는 국가에 고급 호텔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이 모든 일을 자기 혼자 할 수 없으니, 조카 등 친척들을 대거 인도에서 불러왔고, 5층짜리 건물로 된 Bulani House를 지어 이들과 함께 숙식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르키나파소, 니제르에 지점을 두어 조카들을 상주시키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소개드렸던 부르키나파소의 카필도 불라니의 조카입니다.
쿠데타 벨트(Coup d'état Belt) 중 하나인 말리(Mali)
그런데 말리/부르키나파소/니제르 이 3개국은, 쿠데타가 잦은 아프리카에서도 더 많은 쿠데타가 발생하는 위험한 국가들입니다. Jonathan M Powell과 Clayton L Thyne의 연구에 의하면, 1950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쿠데타는 486건이었으며, 이중 절반가량인 214건이 아프리카에서 발생했습니다.
214건 가운데 성공한 쿠데타 횟수는 106회이며, 이중 불라니 Family가 사업 중인 3개국의 합이 무려 20회나 됩니다. 부르키나파소에서만 9번의 쿠데타가 일어났는데,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횟수입니다.
불라니가 거주하는 말리의 경우, 쿠데타 성공이 5회 있었는데, 가장 최근의 쿠데타는 '21년 5월에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20년 8월 쿠데타 이후 8개월 만에 또 발생한 것으로, 현재의 군사정권은 아직도 민정이양을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과 전쟁 중인 말리(Mali)
말리 인구는 2,400만 명인데, 이중 90%가 이슬람 신자입니다. 그런데 사헬(Sahel)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의 분리독립 요구와 테러로 말리는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사헬 지대는 사하라 사막 이남에 있는 반건조 지역으로, 세네갈 북부에서 수단 남부까지 동서로 6,400Km나 뻗어 있습니다. 이 지역은 과거 유럽과의 무역통로였으나 지금은 3중고로 사람이 살기 힘든 지역이 되었습니다. 급속한 사막화, 군사 쿠데타, 그리고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한 테러와 살인 등으로 선량한 아프리카인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사헬지대는 쿠데타가 빈번한 모리타니아/말리/부르키나파소/니제르/차드/수단이 이 지역에 존재하고 있어 쿠데타 벨트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이에 유엔은 2013년 12,000명의 평화유지군을 말리에 파견하였고, 프랑스 역시 군대를 파견하여 이슬람 급진세력을 진압하고자 했습니다.
이후 10여 년간 310명의 유엔군이 사망하였을 정도로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으나 결국 실패하였고, 2021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는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와그너(Wagner)를 끌어들이면서 유엔 철수를 요구하였습니다. 결국 유엔 평화유지군은 2023년 말 완전히 철수하였으며, 프랑스 군대는 이에 앞서 '22년 철수하였습니다.
말리에 뿌리를 박는 불라니!
불라니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말리에서 자신의 삶을 걸고,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좋은 빌딩을 짓고, 각종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아프리카의 미래는 밝으며, 어쨌든 계속 성장할 것이다. 나는 이곳에 뿌리를 박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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