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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카보 베르데(Cabo Verde), 흑백혼혈의 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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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아프리카 대서양에 펼쳐져 있는 작은 섬나라, "카보 베르데"(Cabo Verde)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카보 베르데는 우리에겐 매우 생소한 나라입니다만, 포르투갈인들은 벌써 15세기부터 이곳을 탐험하였고, 자국민들을 이주시켰습니다. 당시 이곳은 무인도였으므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달리 이곳의 원주민은 흑인이 아닌 포르투갈 백인입니다. 이후 이곳을 중심으로 노예무역이 펼쳐지면서 흑인, 아랍인 등이 유입되었고 현재는 50만 명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지리적 위치]
카보 베르데는 세네갈 앞 대서양에 둥둥 떠 있는 십 여개의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작은 나라입니다. 섬 전체의 면적이 우리나라 전라북도의 절반 정도 수준이라 합니다. 저는 이곳을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서 비행기를 타고 갔었는데요, 다카르에서 카보 베르데의 수도인 프라이아(Praia)까지는 약 650km 떨어져 있습니다. 비행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국가 사이에는 1시간의 시차가 존재합니다. 

카보 베르데의 위치(왼쪽), 카보 베르데를 구성하는 섬과 수도 프라이아의 위치(오른쪽)

 
[카보 베르데 개황]
 - 1975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
 - 공용어는 포르투갈어이며, 비공식적으로는 포르투갈어에 기반한 현지어인 크리올(Creole) 사용
 - 주요산업은 자연경관을 활용한 관광산업이며, 인당 GDP는 6천 달러 수준
 - 카보 베르데에 거주하는 인구보다 해외에 거주하는 인구가 더 많은 상황
 - 대통령제 국가로, 정치가 안정되어 있으며 정치적 자유도, 청렴지수 등이 아프리카 국가 중 최상위권
 - 카톨릭 신자가 90% 이상 
 
[흑백혼혈]
저는 2023년에 세네갈을 거쳐 카보 베르데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카보 베르데에 도착하기 전부터 뭔가 색다른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카보 베르데행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면서 주위 흑인들을 보니, 그들은 그간 제가 접해 본 여느 흑인들과는 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20여 개 이상의 아프리카 국가를 다니면서 만나본 흑인들은 종족별로 체형이나 피부톤 등에 있어 차이가 있었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다 같은 흑인이라는 느낌을 주었었습니다. 그런데 카보 베르데 흑인들에게서는 여느 흑인들과는 다른 이미지가 느껴졌습니다.  
 
관련 자료를 찾아 보니, 이들은 백인과 흑인의 혼혈이었습니다. 백인과 흑인, 또는 백인과 원주민간의 혼혈은 주로 중남미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 아프리카에서 만나게 되니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카보 베르데 인구의 70% 이상이 흑백혼혈이라 합니다. 흑백혼혈은 전 세계에 걸쳐 존재하고, 다양한 생김새와 피부색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나무위키 자료를 간단히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흑백혼혈은 고대로부터 존재해 왔는데, 특히 교류가 잦았던 동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 인도 지역에서 일찍이 흑백혼혈이 존재해 왔다. 근대에는 유럽 제국주의의 아메리카 식민지 지배과정에서 흑백혼혈이 다수 발생했다. 당시 흑백간 통혼은 엄금되었고, 흑백혼혈들은 상당한 차별을 당하였다. 
 
2. 유럽 제국주의 시절 흑백혼혈은 물론, 식민지에 이주한 백인들도 차별을 당하였는데 스페인의 경우 본토에서 태어나고 자란 백인이 아닌, 식민지에서 태어나고 자란 백인들은 "크리요오"(Criollo)로 불리웠으며 이들은 현지인과의 혼혈로 치부되어 상당한 차별을 당하였다. 당시 스페인에서는 조상 중에 유대인이나 아랍인의 피가 없는 백인들만이 순수혈통과 진정한 귀족으로 인정받고 권력을 누리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일부 부유한 크리요오들은 차별을 피하고, 고위 공직에 오르기 위해 자신들의 혈통은 순수 백인이라는 공증을 받고자 노력하기도 하였다. 비록 순수 백인혈통은 아니지만, 스페인 본토의 혈통을 이어받았고, 흑인이나 원주민들보다는 우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던 크리요오들 중에는 스페인 본토의 차별에 저항하여 혁명을 일으켰다.
 
3. 아메리카 대륙의 흑백혼혈을 보면, 미국의 경우 2010년 기준 인종간 통혼이 27만 5천 건이었는데, 이중 흑백통혼은 약 11%이며, 인종간 통혼 중 그 비중이 제일 낮다. 하지만 미국에는 흑인 노예들이 존재하였고, 이들과 백인간의 혼혈로 인해 오늘날 미국인들의 대다수는 흑백혼혈로 인식된다. 하지만 ‘한 방울 피의 규칙’(One-drop rule)에 따라 조상 중에 백인 이외의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흑인 피가 한 방울이라도 섞였다면 그는 흑인으로 규정된다.
 
중남미에서는 도미니카 공화국, 남미에서는 브라질에서 흑백통혼이 많은데 흑인 노예들이 많이 유입된 영향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칠레처럼 백인우월주의 정책을 편 국가에서는 흑백혼혈이 상당히 적다. 그런데 외모만 봐서는 순수 백인으로 보이나 DNA 검사를 해 보면 혼혈인 경우가 적지 않다. 

출처 : 나무위키

 
4. 서아시아의 경우, 아랍인들이 흑인 노예들을 수입하면서 흑백혼혈이 발생하였다. 흑인 남성 노예들은 대부분 거세를 당하였으나, 흑인 여성 노예들은 첩이나 매춘부가 되면서 아랍계 백인 남성들과의 관계가 이루어졌고 흑백혼혈이 탄생되었다.  
 
5. 인도의 경우, 청동기 시대 이후에는 아리안 백인들과의 혼혈이 주를 이루었는데, 백인에 가까운 외모를 지닌 사람들은 카스트 제도의 상위계급으로 자리잡고 있다(인도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실제 그렇다 하며, 확실히 백인에 가까운 친구는 신분서열이 높았습니다) 
 
6. 아프리카는 사하라 사막 부근과 이집트, 에디오피아 등 백인과 아랍, 흑인 간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기원전부터 흑백혼혈이 존재해 왔다. 모리타니아의 경우 흑인과 백인 혼혈, 흑인과 아랍 혼혈(무어인)의 비중이 70% 수준이다. 남아프리카의 경우, 남아공과 나미비아에 유럽 백인들의 이주가 많았으며, 이에 따라 이 지역에도 흑백혼혈이 다수 존재한다. 북아프리카의 흑백혼혈이 주로 아랍계통과의 혼혈인 반면, 남아프리카 흑백혼혈은 유럽 백인과의 혼혈이다. 
 
[카보 베르데 시내]
카보 베르데는 아름다운 해변과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관광지인데, 저는 해변가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수도인 프라이아 시내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었는데요, 도시는 작지만 깨끗했고 포르투갈의 흔적이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습니다. 인구가 적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여유 있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또한 작은 섬이지만, 해외에 거주하는 인구가 많다 보니 미국 등 해외와의 교류가 잦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가전제품 매장에 가 보니, 미국에서 판매되는 TV가 팔리기도 할 정도였습니다(물론 세네갈 등에서도 미국산 제품을 볼 수 있습니다만, 아프리카에 유입되는 제품들은 대개 두바이를 통해 들어오는 게 많습니다).

세네갈에서 만난 카보 베르데 사람들(비행기 탑승을 위해 셔틀 버스를 타고 가는 모습)
비행기에서 바라 본 프라이아의 모습
공항 근처
돌로된 골목길
색감이 이쁩니다.
이곳에도 우리 가전제품 매장이 있습니다(사진 오른쪽 상단에 간판이 보입니다).
언덕에서 바라 본 풍경. 집들이 철근 하나 없이 벽돌과 시멘트로 지어져 있습니다.
노점상
아프리카서 처음 본 버스다운 버스
나름 색감이 이쁩니다.
언덕 위의 집들
돌로 된 골목길.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시내 중심가
시내 중심가에 있는 주택
개발 중인 바닷가의 모습. 포르투갈이나 레바논 등 돈 많은 외지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수영장까지 갖추고 있는 고급주택(레바논 사람이 주인입니다).
식당과 맥주집이 있는 상가 건물
바닷가에 위치해 있는 고급식당. 주변이 어두워서 그런지 이곳의 조명이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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