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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Moor)인들의 나라, 모리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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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악쇼트의 풍경

누악쇼트라는 곳에 가보았습니다. 어디인지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모리타니아를 아시나요? 모리셔스와 헷갈리기도 하는 모리타니아는 아프리카 북서부 사하라 사막에 위치한 국가입니다.

누악쇼트는 이곳 모리타니아의 수도입니다. 대서양에 접해 있는데, 우리가 좋아하는 돌문어의 상당량이 이곳에서 수입되어 식탁에 오르고 있습니다.


우리 밥상에서는 아주 가까운 나라, 하지만 가는 길은 그렇게 가깝지 않습니다. 저는 나이지리아에 살면서 가보았는데, 같은 아프리카 내에서 움직이는 것이었지만 직항은 없었고, 더 불편했었습니다. 아침에 라고스 공항을 출발, 서아프리카 항공운항의 허브인 토고에 도착하여 3시간 정도 머문 후 세네갈까지 갔습니다. 세네갈에서 다시 환승하여 모리타니아까지 갔는데, 어김없이 발생한 지연출발로 모리타니아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넘었습니다.

파트너가 마중을 나왔는데, 생김새와 복장이 상당히 색달랐습니다. 우선 키가 아주 큽니다. 아랍인같기도 한데 아랍인 치고는 피부가 많이 검은 듯 하고, 그렇다고 순수 흑인은 분명 아니고. 복장은 쟈켓이나 구두가 헐렁하고 낡아 보였습니다. 생김새는 화성에서 온 듯 했고, 복장 등 스타일은 현대가 아닌 과거에서 온 듯 했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사막의 모래를 헤치며 찾아간 곳은 호텔이 아닌 식당이었습니다. 도심 근교에 있는 식당이었는데, 주변이 온통 모래 밭이었습니다. 이 시간에 왠 식당인가 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식당뿐만 아니라 주위 모래 밭에도 사람들이 많았는데 돗자리를 깔고 앉아 식사 등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달밤의 사막 피크닉이었습니다!


사람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사막 하면 역시 나타죠. 천막 한켠에 낙타가 있어 가보았습니다. 낙타 젖을 파는 상인이었습니다. 즉석 낙타 젖, 마셔 보았습니다. 위생상태는 별로였습니다만, 호기심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맛은...밍밍한 분유 맛이었습니다.



식당은 본 건물이 있고, 주위에 천막으로 만든 단독 공간들이 몇 개 있었는데 저희는 제일 큰 천막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아랍의 대상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식사는 양고기와 대추야자, 그리고 새빨간 수박 정도였습니다.



그간 아프리카에서 물수박만 먹었던 저에게 새빨간 수박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사막의 뜨거운 태양을 받고 자란 수박, 당도가 얼마나 높을지 긴장되었습니다. 결과는? 역대급 물수박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동료들 모두 대실망한 표정이었습니다.

실망한 마음은 건너편 천막에서 펼쳐지는 춤과 노래로 달래졌습니다. 이슬람에서는 남녀가 같은 자리에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는 게 허용될 것 같지 않았는데, 다들 신나게 즐기고 있었습니다. 한 명의 남자가 무용수이자 가수로서 공연을 하고 여자들이 박수 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단순한 몸짓과 노래가 반복되는 것 같았지만 다들 즐거운 모습이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호텔에 도착하니, 우리가 흔히 아는 높은 빌딩의 호텔이 아닙니다. 휴양지 호텔처럼 낮은 건물을 넓게 펼쳐 놓은 모습인데, 낡고 휑한 느낌이었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도 거의 없었고 불은 꺼져 있어서 꽤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호텔 로비
4성 호텔 로비
호텔의 중앙부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밤에 보았던 세상과는 다른 모습이 펼쳐졌는데 도시는 전반적으로 비교적 깨끗했습니다. 다만 도로, 건물 등 전반적인 도심의 풍경은 모래 바람에, 세월에 낙후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자동차는 상당히 낡은 중고 수입차들만 보였습니다. 새 차를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어제 밤  저를 맞이 했던 차도 많이 낡아 보였는데, 아침에 실내를 보고는 경악을 금지 못했습니다.


당나귀도 같이 달립니다.
이슬람 사원
저를 맞이 했던 차량의 내부


모리타니아에 대한 첫인상은 뭔가 색다르고, 낡은, 가난한 과거에 와 있는 듯한 것이었습니다.


노예제가 가장 늦게까지 존재한 나라

모리타니아의 인구는 대략 4.4백만 명으로 거의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고 있습니다. 인구의 종족별 구성을 보면, Haratine 40%, Bediane 30%, Wolof 등 서브 사하라 지역의 흑인들 30%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출처, 위키피디아).

Haratine의 조상은 이곳 모리타니아 땅의 원주민들로 아프리카계 흑인입니다. 5세기 이후 이곳에 침입한 베르베르와 아랍인에 의해 정복, 노예화되었는데, 이들의 후손들이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모리타나이아 등에 거주 중입니다. 이중 모리타니아에서는 Haratine이 머릿 수로는 다수의 지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사회적 지위는 보잘 것 없으며, 여전히 노예와 같은 삶을 영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모리타니아는 세계에서 가장 늦게까지 노예제가 존재했던 국가인데, 1981년에서야 노예제가 폐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노예 상태로 존재하는 Haratine이 다수 존재하며, 대부분의 Haratine은 Bediane의 차별과 소외에 시달리고 있다 합니다. Bediane은 아랍, 베르베르 혈통의 백인계 인종이나, 유럽인들은 이들의 피부를 검다고 인식하여 "검다"라는 뜻을 가진 무어(Moor)인으로 불러 왔습니다.

가난한 아프리카 중에서도 가난한 국가인 모리타니아, 우선은 노예제의 완전한 종식 및 종족간 통합이 필요해 보입니다.

가난한 오지에서도 우리나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공항에 설치된 표지판에 공항 건설에 참여한 기업과 국가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우리 기업 2개의 이름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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