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못살겠다 갈아보자!
지난주부터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대규모 항의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간 나이지리아 국민들은 환율 및 물가 폭등, 정부의 유류비 보조금 지급 중단 등으로 큰 고통을 받아 왔는데요,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같습니다.
이전 글에서 나이지리아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고, 이에 따른 사회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최근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환율은 달러당 1,600 나이라를 넘어섰고, 물가는 서민들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이른 것 같습니다. 시위 여파로 기업들은 재택근무 등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고, 가전매장 등은 임시휴업에 돌입했다 합니다.
2024.06.22 - [아프리카] - 나이지리아, 친구들 납치되다!
나이지리아, 친구들 납치되다!
올해 2월에, 나이지리아의 경제상황 악화와 이에 따른 사회불안에 관해 말씀드렸었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 같습니다. 2024.02.23 - [아프리카] - [나이지리아] 환율 폭등, 총
horizon-of-thinking.tistory.com

차라리 군사 쿠데타를!
이번 시위의 직접적인 원인은 민생고입니다만, 시위대들은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퇴진까지 요구하는 모습입니다. 나이지리아에 있는 친구가 보내 준 아래 동영상을 보면 "Protestors are calling on the military to take over government"라고 쓰여 있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화가 나면 군사 쿠데타까지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이번 시위가 정권 퇴진운동으로 번질 경우 2020년에 벌어진 "End SARS" 유혈사태가 다시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권력자들은 그들의 권력이 위협받는다고 느낄 경우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국가라 해도 무조건적인 거부권 행사, 사정권력의 사유화 등을 통해 민주주의와 국민을 탄압할 리스크가 상존합니다. 나이지리아와 같이 민주주의가 발달하지 못한 국가는 그 위험성이 더욱 크며, 실제로 나이지리아는 2020년 국민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였습니다.
#End SARS! 견제받지 않는 부패한 권력을 끝장 냅시다!!
End SARS 시위는 말 그대로 "SARS를 끝장 내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가 행동으로 표출된 사건이었습니다. SARS는 Special Anti-Robbery Squad의 약자로 각종 범죄행위를 근절하고자 만들어진 경찰조직입니다. 1992년 조직되었으며, 강도 및 유괴, 자동차 절도 등 다양한 범죄행위를 처리하는 특수조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공권력을 남용하면서 법 위에 군림하였고, 각종 고문 및 사건조작, 시민 협박 및 금품갈취, 임의구속, 심지어 자의적인 살인행위까지 저질렀습니다. 시민들은 이에 대한 시정과 처벌을 요구하였으나 이들의 요구는 번번이 묵살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20년 10월, 어린 소년이 SARS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리고 10월 20일, 라고스 시내로 들어가는 Lekki Tollgate에 모여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를 향해 군과 경찰은 총을 발사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최소 12명이 죽음을 당하였으며,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이번 시위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되고, 민생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기대합니다.